RMP_b, 이상한 자전거를 타고 나온어느 산책자의 지극히 개인적이고 감각적(촉각적)인 도시의 기록
신보슬

프롤로그.
백정기 작가를 만났다. 말 수도 적은 듯 보이는 작가는 조근조근 조심스레 작품을 소개해주었다. RMP_b 라는 이상한 자전거를 타고 도시를 돌아다니는 퍼포먼스는 젊은 작가들이 한번쯤 해보는 치기어린 퍼포먼스 같아 보이기도 했지만, 그의 설명을 들으면서 적어도 그렇게 가벼운 한번의 퍼포먼스라 하기엔 그의 고민이 꽤 오래고 깊다는 느낌을 받았다. 어쩌면 식상할 수도 있는 ‘도시’라는 주제가 음악처럼 들려오기도 했고, 어느덧 나도 어슬렁어슬렁 삐꺽이고 불편한 이상한 자전거를 타고 도시를 산책 나온 기분이었다. 그리고 어쩌면 이 작가에 대한 이야기는 기승전결이 있는 완벽한 논리적 구조를 가진 글로는 힘들지 모르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1-0.
RMP_b: RMP_b는 Ridable Multimedia Player의 약자로서, 탈 수 있는 멀티미디어 플레이어를 뜻하며, 미디어에 의해 점점 사라져가는 인간 본연의 감각을 위해 백정기 작가에 의해서 고안됨.

0-1.
아주 가끔 쉬는 날이나 해질 무렵, 한강변에서 자전거를 타곤 했었다. 자전거를 타면서 만나는 도시는 차 안에서 바라보는 대상으로서의 도시의 모습과는 꽤 다르다. 노면의 굴곡을 온몸으로 느끼면서 달리다 보면, 땀이 나기도 하고, 스쳐가는 강바람에 상쾌함을 느끼기도 한다. 마침내 도시는 바라보는 대상이 아니라, 나와 함께 있는 공간, 나의 연장이 된다. 그래서 어쩌면 자전거는 도시와의 촉각적 만남을 전하기에 꽤 적절한 미디어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었다.

0-1 그리고 1-1 : RMP_b와의 만남
내가 좀 더 편안하고, 안전한 자전거를 찾아다닐 때, 아주 낯설고 이상한 자전거를 알게 되었다. 고무와 스프링이 없는, 바퀴와 안장이 나무와 철로 만들어져 있어서 자전거를 타고 달리게 되면 지면의 충격을 그대로 (어쩌면 더 극대화시켜) 몸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아주 효율성이 떨어지는 RMP_b라는 자전거였다. 백정기가 만들어낸 이 이상한 자전거는 자전거이자 도시를 기억하고, 기록하고, 여행하게 하는 도구이자 미디어라 부를 수 있을 것 같았다.

1-2 : RMP_b 미디어? 혹은 도시 주행의 기록
RMP_b를 타고 도시를 다닌다는 것은 도시에 대한 신체적 경험이고, 지극히 개인적인 방식으로 기록하는 행위다. 그것은 자전거 바퀴의 색깔을 고르고, 인체공학적으로 만들어진 쉬크한 디자인의 자전거를 타고 도시를 만끽하는 여유로움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이다. RMP_b를 타고 페달을 밟는 순간 우툴두툴한 땅의 곡면들이 만들어내는 진동과 그로인해 고스란히 몸으로 전해지는 통증과 불편함을 감내해야 하기 때문이다.
2008년 3월 15일. 백정기는 RMP_b의 도시주행을 시작했다. 1차 주행은 중화동에서 인사동을 거쳐, 신대방동을 지나 잠실역, 다시 중화동으로 돌아오는 루트로 진행되었다. RMP_b의 도시주행 두 번째 날인 3월16일. 봉천동을 지난 때 만난 자전거 가게 아저씨는 백정기에게 물었다. “그렇게 자전거를 만들어서 타고 다니면 뭐가 좋아?” ‘온몸으로 진동을 느낄 수 있잖아요’라는 백정기의 이야기를 들은 아저씨는 ‘아, 운동하려고 그러는구나’라며 고개를 끄덕였다고 했다. 작가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마음대로 RMP_b를 해석해 버린 아저씨의 그 한마디는 RMP_b를 그냥 이상한 자전거가 아닌 ‘미디어’라 부르기에는 뭔가 부족한 한계점을 짚고 있는 것은 아니었을까.
사실 RMP_b가 달렸던 길의 노면의 표면적인 상태를 관람객에게 직접적인 촉각으로 전달하고자 한다 하더라도, 그렇게 전달된 도시의 모습은 온전히 RMP_b에 올라탄 한 사람, 작가에게만 전달될 뿐, 달리 전달할 방법이 없다. 그렇다면 RMP_b는 타고 달리는 단 한사람을 위한 미디어라고 해야 할까. 만일 세상과 소통하고, 세상의 경험을 전달하는 도구를 우리가 미디어라 부른다면, RMP_b에 신체적 체험을 전달할 수 있는 추가적인 장치가 필요한 듯 보였다. 자전거를 타고 달리면서 바라본 풍경과 육체적인 즉 촉각적 체험을 효과적으로 공유하거나 전달할 수 있기 전까지 RMP_b는 엄밀하게 Multimedia Player라기 보다는 Multimedia Recorder에 가깝다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그것은 지극히 도시의 피부(노면)로부터 유발되는 개인적인 감각적, 신체적 체험(혹은 접촉)에의 기록과 전달에 머무르기 때문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RMP_b에 달린 눈, 즉 카메라가 중요한 창구가 된다. RMP_b에 장착된 카메라는 RMP_b를 타고 달리는 한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신체적 경험, 즉 페달을 밟는 순간부터 느껴지는 피할 수 없는 진동과 불편함, 고통을 시각적으로 기록하고 보여준다. 물론 시각적 기록이라는 한계로 인해 실제 몸으로 느끼는 고통이나 촉각적인 부분들을 직접적이고 실제적인 통증으로 느낄 수는 없지만, RMP_b를 타고 가는 동안 카메라가 촬영한 흔들리는 영상 이미지를 통해 관람객은 이 자전거가 달리는 환경과 상황, 타고 있는 사람의 고통과 통증을 짐작할 수 있다. 그로 인해 카메라를 통해서 RMP_b는 단순히 도시의 (일반적인) 모습을 시각이나 청각적으로 재현하거나 기록하기 일반적인 미디어라기보다,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어떤 한 사람’이 느끼게 되는 통증을 통해 도시의 상태와 도시에서의 경험을 시각적으로 기록, 재생, 공유하는 멀티미디어가 된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영상은 RMP_b의 주행은 2008년, 2013년 주행에 이은 3차 주행의 결과물이다. 작가는 RMP_b을 타고 8월19일 서울을 출발하여, 21일 대부도에 도착하기까지의 2박3일의 과정을 기록한 63개의 동영상 파일들을 상영한다. 특히 이번에는 단일한 싱글채널 영상이 아니라, 여섯 방향에서 촬영하여 관객이 마우스로 원하는 방향을 볼 수 있도록 특별한 영상을 만들기도 했다. 11시간 40분 동안 상영되는 63개의 동영상 파일에는 녹녹치 않았을 2박3일의 여정이 담겨 있다. 그렇다고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스펙타클 한 이야기 거리가 있었던 것도 아니지만, 서울역에서는 자동차와 충돌하기도 했고, 여행길에 예상치 못한 비를 만나 당혹스러웠던 순간도 있고, 카메라 거치대 목이 부러져 카메라가 내동댕이쳐지는 등 크고 작은 사건사고의 순간들도 있었다. RMP_b는 그렇게 소소하고 사사로운 사건사고들을 촉각적, 시각적으로 기록하고, 재생하면서 관객이 공감할 수 있게 했다. 이러한 점에서 RMP_b는 분명 일종의 특별한 미디어라 불러도 좋을 것이다.


0-1-2 메타 미디어로서 RMP_b라는 이상한 자전거
RMP_b라는 이상한 자전거가 던지는 질문은 생각보다 다양하고 진지하다. 이 이상한 자전거는 미디어를 자처하면서 오늘날 우리의 일상을 둘러싸고 있는 ‘미디어 환경’에 대해 한번쯤 의심하게 만든다. 물론 도시를 기록하고, 재생한다는 단순한 기능적인 측면으로만 볼 때 RMP_b는 다소 원시적이기는 하지만 도구적인 미디어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RMP_b 에 주목하는 것은 도구적 수단으로의 미디어의 역할 때문이 아니라,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메타 미디어적 성격을 가지고 현대 사회에 만연해 있는 미디어적 환경에 대한 비판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 폰과 인터넷환경의 확대는 우리의 미디어 환경은 지극히 시각적인 것으로 집중시켜놓았다. 언제 어디서나 필요한 정보를 확인하고, 소비하는 미디어 환경 안에서 시각 이외의 감각들은 쉽게 소외된다. 이런 맥락에서 본다면 RMP_b가 제시하는 미디어환경은 꽤나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것으로 읽힐 수 있다. RMP_b에 장착된 카메라가 보내주는 이미지 정보는 정확하지 않으며, 그 이미지로부터 새로운 정보나 지식을 얻을 수도 없다. RMP_b에 탄 사람이 느끼는 신체적인 충격이나 감각이 모호한 시각이미지로 전환되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RMP_b가 달리는 길 노면의 상태나 흔들림과 통증을 짐작하게 할 뿐이기 때문이다.확실히 RMP_b가 보여주는 영상은 선명하고 또렷한 것과는 거리가 멀다. 게다가 영상이미지 자체로만은 그다지 많은 정보를 제공하지도 못한다. 하지만, 또렷하고 정보가 많은 초고화질의 이미지를 언제 어디서나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 반드시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지 않는가. 그로 인해 소외되는 다른 감각들은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 것인가. 이처럼 각도를 조금 달리 생각한다면, RMP_b는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원시적 미디어의 역할을 자처함으로써, 오늘날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디지털미디어 환경에 대한 비판적인 미디어로서의 가능성을 담지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0-1-3. 감각의 치환 혹은 변환
현란한 이미지와 그럴듯한 내러티브가 있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RMP_b가 흥미로운 것은 백정기가 촉각적 경험을 시각적으로 전달(혹은 시각적 경험과 촉각적 경험을 동시적으로 강조하려는)하려 하는 지점에 있다. 시각과 청각처럼 서로 다른 감각을 치환, 변환시키는 이런 형식은 백정기의 작업에서 종종 발견되는 특징이다.
언뜻 RMP_b라는 이 이상한 자전거와 함께 한 퍼포먼스가 뜬금없이 보일지도 모르지만, 이전 작품들을 살펴본다면 도시에 대한 관심, 상이한 감각들의 공존이나 치환이라는 방식에 대한 고민이 언제나 그와 함께했음을 간파하기 어렵지 않다. 예를 들어 ‘야경에 의한 작곡’이라는 설명이 붙은 < 맑은 밤 혼자 걷는다 > 연작이라던지, < 행궁동 밤길을 걷다 >의 ‘꿰뚫고 가다’, ‘봄의 침묵’과 같은 작품처럼 악보와 싱글채널 비디오 작품을 보면, 도시를 이야기하지만, 도시를 하나의 거대하고 추상적인 이미지로 보고 세련되게 보여주는 것에 관심을 두기 보다는 작가가 스쳐가는 장소로서의 친근한 이미지의 동네를 시각적 이미지로 풀어내고, 그것을 기반으로 청각적 경험을 이끌어내기 위해 구조화하기 위해 노력한 부분이 잘 나타난다. 특히 거리 모습을 이미지로 포착하고, 다시 드로잉으로 단순화시키면서 건물들의 높낮이를 통해서 어떤 음악적인 변환을 시도하고 있는< 효창공원앞역 >은 그냥 스쳐 지나칠 수 있는 흔한 도시 풍경 안에서 나름의 법칙을 발견하고, 그것을 다시 이미지화 한 후 음악으로 재해석하는 과정을 통해 시각적 이미지는 자연스럽게 청각적인 음악으로 깔끔하게 치환시키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RMP_b를 통해 자신의 육체가 경험한 것을 타인과 공유하고, 촉각적인 경험을 시각적으로 확장시키는 과정을 통해서 하나의 감각에 지배되지 않고 공감각적 경험의 체계를 구축해보려는 시도는 그에게 도시가 논리적으로 분석하고 공부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그저 육체가, 자신의 피부가 닿아 숨 쉬는 공간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일 수 있다. 작가의 말을 그대로 빌어와 다시 정리하자면, 백정기에게 도시는 왜냐하면 작가도 고백하듯 도시는 ‘몸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몸 안에 존재하는 세상’일 수 있기 때문에, 좀 더 다채로운 감각적 경험으로의 해석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0-2.
고속도로에 들어서니 차들이 빼곡하고 버스는 어기적거린다. 창밖도 내다보기도 하고, 책을 뒤적이기도 하다 가끔 졸기도 한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서울시내에 들어선다. 서울시내의 풍경도 별반 다르지 않다. 하늘을 향해 치솟은 빌딩들, 서로 빨리 가겠다고 빵빵거리며 바쁜 자동차들은 좀 더 어수선한 풍경을 만들며 이리저리 뒤엉켜 꼼짝을 못한다. 부천에서 서울로 8년간 만나온 출근길의 풍경이다. 그러고 보니, 나에게 도시의 모습은 뒤엉킨 자동차와 경쟁이라도 하듯 높아지는 빌딩숲. 그리고 공사장 소음과 자동차의 클락션 소리로 대변되는 시각적, 청각적 자극의 다른 이름이다. 이런 시청각적 자극은 밤이라고 해서 사라지지 않는다. 도시는 잠들지 않는다. 24시간 깨어있다. 그래서 종종 도시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고, 활력에 넘치기도 한다.

2-0. Palimpsest: 원래의 글 일부 또는 전체를 지우고 다시 쓴 고대문장 혹은 다층적인 의미를 지닌 것, 흔적위에 덧쓰기

2-1. < The Palimpsest of The City >
잠들지 않는 도시의 주인은 사람과 자동차다. 그렇다면 사람과 자동차가 사라진 도시의 모습은 어떨까. 백정기는 < The Palimpsest of The City > 작업을 통해서 사람과 자동차가 사라진 12가지의 얼굴의 도시를 그려낸다. 그 도시는 어딘가 익숙하면서도 낯설다. 도시에서 쉽게 보듯, 밤이면 현란한 네온 간판이 깜빡이고, 익숙한 스카이라인을 만들어내는 빌딩의 빌보드에선 끊임없이 영상들이 쏟아져 나온다. 모든 것이 그대로인 것 같지만, 어딘가 어색하고 이상하고, 불편하다. 그저 사람이, 자동차가 사라졌을 뿐인데, 도시는 다른 얼굴을 하고 있다.
이 작업을 위해 백정기는 촬영한 영상을 투명하게 만든 다음 여러 번 중첩시키는 과정을 통해서 움직이는 사람이나 자동차와 같이 물체들을 사라지게 만들었다. 아마도 작가는 영상을 중첩시키면서 레이어 위에 덧쓰기를 한다는 점에 초점을 두고 ‘Palimpsest’라는 낯선 용어를 작품제목으로 사용한 듯싶다. 흥미롭게도 작가가 의도하든 그렇지 않았든, 이러한 제작방식은 통해서 영상은 단순히 움직이는 것들이 사라지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상이한 시간대를 하나의 순간 안에 축적시키는 효과를 만들어 냄으로서, 도시의 이야기에만 국한되지 않고 시간에 대한 이야기까지 넘어갈 수 있는 레이어의 확장을 가져온다. 그것은 하나의 순간인 동시에 여러 순간들이 하나의 축으로 쌓여가 있는 도시의 시간들의 집합이다.
< The Palimpsest of The City > 속에서 시간의 축적과 사라진 움직이는 물체들, 그리고 사라진 물체들이 남긴 ‘무겁고 깊은 톤’은 낯익은 도시를 생경하게 만들었다. 도로 위에 마치 강물이 흐르듯 흘러가는 자동차들의 흔적, 구름의 그림자인 듯 거리에 남아 있는 사람들의 흔적. 광화문 사거리에 안개처럼 남아있는 지나는 사람들의 흔적만 아스라하다. 그렇게 흔적만 남은 도시는 황량하고 비현실적이다.

에필로그. 백정기, 자전거를 타고 도시를 산책하는 사람
도시는 현대예술가들에게 많은 이야깃거리를 던진다. 도시의 구조와 역사, 도시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 도시 안에서의 계층적 갈등을 비롯하여 도시는 많은 무수히 많은 이야깃거리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오늘날 많은 작가들이 도시에 매료되고, 사진과 비디오, 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 도시의 이야기에 서사적으로 접근하려 한다. 하지만, 백정기가 도시를 바라보는 방식은 좀 다르다. 그에게 있어 도시는 연구해야 할 대상도 엄청난 스토리를 담은 공간도 아니다. 그저 그가 살고 있는 바로 그 ‘장소’이다. 그리고 그의 작업 바로 그 장소에서 작가 백정기가 지금 느끼고 있는 열린 감각에의 기록이다.
지극히 개인적이면, 어쩌면 소통 불가능할지도 모르는 그런 기록. 때문에 그럴듯한 기승전결도, 드라마틱한 갈등도 없다. 사심 없는 시선으로 유유히 산책을 나선 사람처럼 그렇게 도시를 배회하며 기록한다. 비록 삐걱거리면서 고통을 그대로 전달하는 나무자전거를 타고 기억하는(혹은 기록하는) 작업이 평온하게 거리를 걷는 것과 다르다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정기는 여느 도시를 다루는 작업들이 가지고 있는 강한 메시지나 주장이 없다는 점에서 그는 여전히 산책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의 작업은 도시를 산책하는 어떤 한 사람의 지극히 개인적이고 감각적(혹은 촉각적인) 도시 혹은 장소에 대한 기록이다.

RMP_b, An Extremely Personal and Sensory (Tactile) Record of the City by a Wanderer on a Strange BicycleNathalie Boseul SHIN Total Museum Chief Curator

Prologue.
I met up with the artist Baek JungKi. The artist, who seemed rather quiet, carefully introduced his work in a modest voice. His performance, where he traveled around a city riding an unusual bike called the RMP_b, at first appeared to be one of those immature gestures that young artists try at least once; however, when I listened to his explanation I had the impression that his contemplation was too serious and profound to be deemed a simple, one-time performance. His theme of a ‘city’, which may seem cliche, sounded like music, and also made me feel as if I was riding the odd and uncomfortable bike around the city. In addition, I thought that the story of this artist could not be delivered by a writing that had the perfectly logical structure of an introducition, development, turn, and conclusion.  

1-0
RMP_b: RMP_b is the abbreviation of ‘Ridable Multimedia Player’, which refers to a multimedia player that one can ride. The artist Baek JungKi created this device, whose intention it was to awaken the human sensibility that disappears through media.

0-1
Once in a while when I had a day off, or around dusk I used to ride a bike by the Han riverside. The city encountered while riding the bike is very different from its image observed from inside a car. I sweat and feel by the breeze from the river when riding a bicycle, while feeling the roughness of the road with my entire body. The city finally becomes a space that I share, an extension of myself, rather than an object of the gaze. Therefore, I once thought that a bike was a fairly appropriate medium for conveying the tactile encounter with the city.

0-1 and 1-1 : Meeting with RMP_b
When I was looking for a more comfortable and safer bike, I came across a very strange and unfamiliar bicycle. It was a very inefficient bike named RMP_b, which entirely(maybe more extremely) transfers the impact of the ground to the body, as it consists of wheels and a saddle made of wood and steel without any springs or rubber. This strange bike created by bake is a bike as well as a tool and a medium that allows one to remember, document, and travel the city.

1-2 : The RMP_b Media? Or a Record of Roaming Around the City
Wandering around a city by bike is a physical experience, and an act of documenting the experience in an act of documenting the color of the wheels and leisurely enjoying the city on a chic, ergonomic bicycle. For, as soon as one begins to pedal on the RMP_b, he/she has to endure the pain and discomfort that is fully conveyed to the body by vibrations from the uneven ground.

On March 15th, 2008, Baek embarked on riding through the city on the RMP_b. The first ride was conducted on the route from Junghwa-dong, insa-dong, and Sindaebang-dong, then returning to Junghwa-dong again. On March 16th, the second day of the ride of the RMP_b, a man at a bike shop that Baek met while passing by Bongcheon-dong asked, “What’s the good of riding a bicycle like that?” After hearing the answer, “I can feel the vibration of the ground with every fiber of my being,” the man said, “Oh, you’re doing exercise,” nodding his head. His interpretation demonstrates the difficulty of perceiving RMP_b as a form of media, as opposed to just being a strange bike.

Although the artist tries to deliver the condition of the pavement-on which the RMP_b runs – to the audience, the image of the city while riding gets across only to the artist, the rider of the RMP_b, as there are no means to directly convey this physicality. If so, is RMP_b a media just for the person who rides the bicycle? If we define media as a tool to communicate with the world and inform them of experience. One can say that RMP_b is closer to a multimedia recorder rather than a multimedia player, unless it effectively shares and conveys the landscape as well as the physical and tactile experience of riding the bike. This is because it focuses on documentation and mediation of the personally tactile and physical experience (or contact) caused by the city’s skin (surface).

The camera, which is the eye attached to the RMP_b, becomes an important window in this context. The camera attached to it optically documents and presents the physical experience felt only by the person riding the RMP_b, which is the inevitable vibration, discomfort, and the pain that begins from the moment of pedaling. Of course, due to the limitations of visual documentation, it is hard to feel the actual suffering of a body of the tactile experience. The audience can presume the situation and environment surrounding the riding of the bike, in addition to the rider’s suffering and pain through the video image captured by the camera. Through the camera, RMP_b becomes a multimedia device that visually records, plays, and shares the condition and experience of the city through the pain of the rider, rather than through ordinary media that simply represents or documents the (general) image of the city visually or acoustically.

The video presented in this exhibition is a result of the third ride of the RMP_b, continuing from the ride of 2008 and 2013. The artist presents 63 video files, which record riding the RMP_b through the course of two nights and three days, departing Seoul on August 19th and arriving in Daebu Island on August 21th. Instead of a single channel video, the artist made a special video that was recorded from six directions- the audience can click a mouse to choose the direction they want to view. The 63 video files, played for 11 hours and 40 minutes, contain the tough journey of two nights and three days. The video does not contain a narrative arc-like in a movie -, yet there are small and large moments. In this video there are incidents like the crash with a car at Seoul Station, astounding moments due to unexpected rain, and there are even a moments when the camera is flung to the ground, as the camera holder breaks. RMP_b allows audiences to empathize, by recording and reproducing such minute and personal events, visually and acoustically. From this point, RMP_b can be called a unique kind of media.

0-1-2 : ‘A Strange Bicycle’ RMP_b as a Meta-media

Questions proposed by the strange bike, RMP_b, are more diverse and serious than one expects. This unusual bike, considering itself as a media, at least makes one question the ‘media environment’ that surrounds our daily lives today. In terms of its simple functionality of recording and reproducing the city, RMP_b is a bit primitive, but it fully performs its role as a media instrument. The reason why we pay attention to the RMP_b, is not because of its role as an instrumental media, but because it goes one step further through its characteristic of a meta-media and asks critical questions on the on the media environment prevalent in today’s society.

The expansion of smartphone use and the Internet environment allows our media environment to be extremely visually centered. Other senses besides sight are easily excluded in the media environment, where information is checked and consumed at any time and at any place. In this context, the media environment that RMP_b offers can be read as it goes against the currents of the world. The visual information from the camera mounted on RMP_b is not exact, and new information and knowledge cannot be obtained from it. The beholder only speculates the state of the pavement and the pains through the ambiguous visual image transferred from the physical impact and the sense that the person feels while riding RMP_b. Certainly, the video that RMP_b shows is not a clear and vivid one. In addition to this, the video itself doesn’t provide much information. It is not always a good thing, to watch high definition images, which are vivid and full of information all the time. By doing so, how should one understand other senses that are neglected? If one views it from a different angle, by offering itself as a primitive type of media that goes against the flow of the present time, regarding diverse digital environments based on the Internet of today RMP_b contains possibitities of being a type of critical media.

0-1-3 : Substitution or Conversion of a Sense

Without flashy images and plausible narratives, what makes the RMP_b interesting is the place where Baek tries to visually convey a tactile experience (or emphasizes visual and tactual experience simultaneously). The methods of substituting and conversing different senses such as sight and hearing are characteristics often found in Baek’s work.

‌The performance with this strange bicycle, RMP_b, seems quite a sudden and vagarious one at first sight, but if one carefully observes his works, it is not difficult to read that the interest in a city and the concern for coexistence and the substitution  of different senses has been with him all the time. For example, in his musical scores and single channel video works, Walking Outside on a Clear Night which the artist says is a ‘composition by nightscape’, Going Through and Silent Spring in the series Walking in Haenggung-dong inside the Palace, the works create a dialogue by visually unfolding the friendly image of villages as a place where the artist passes, rather than being interested in a stylish showing of the city as a gigantic and abstract image. Based on this, these works show the effort required to construct and draw auditory experiences. Hyochang Part Station, in particular, captures street views and simplifies them by drawing a musical transformation through the height of the buildings. In this work, the artist discovered a rule in a common city landscape, and made an image out of it, then reinterpreted it as music. Through this process, he clearly substitutes acoustical music for a visual image.

By sharing his experiences with RMP_b it may be possible for the artist to build a synesthetic system, not to be governed by one sense, but of a widening tactile and visual experience. This approach is possible because the city is not the object of analysis and study, but is the space that his skin touches and breathes. By quoting the artist's words, the city could be " the world inside of a body, not the outside of a body." Baek confesses this, and therefore, further interpretation into different sensuous experiences is possible.

0-2

The expressway is full of cars and buses that trudge along. On the bus, one looks out the window, browses through a book, occasionally feeling sleepy, the bus already comes into downtown Seoul. The landscape of Seoul is not so different from others. Buildings reach up toward the sky, cars rush along honking impatiently, these are all tangled in the bustling scene. This is the scenery of my commute from Bucheon to Seoul, which I have experienced for 8years. Come to think of it, the image of the city is represented as a forest of buildings growing higher, as if in competition with the cars all tangled up, the noise from the construction sites and the sound of the car horns. These are examples of the visual and auditory stimuli. Furthermore, the audio-visual stimuli do not disappear at night. The city does not sleep. It is awake for 24 hours. The city at night is even glossier and livelier than at daytime.

2-0. Palimpsest: a very old document on which some parts of the whole of the original writing have been erased and rewritten on, something having multilayered meaning, or written-over with traces.

2-1. The Palimpsest Of The City
The owners of the sleepless city are cars and people. Then, what would the city look like when people and cars disappear? In The Palimpsest Of The City, Baek depicts 12 images of the city without cars and people. The city seems familiar, yet somewhat strange. Commonly observed in the city, glitzy neon signs blink at night, videos pump out of billboards on buildings that compose familiar skylines. Everything seems the same as it is, but somewhat awkward, strange, and uncomfortable. Even thought it is just the cars and people that have just vanished, the city has a very different look.

Baek makes moving objects such as cars and people disappear through the process of making recorded videos transparent then overlapping them several times. The artist might use the unfamiliar word ‘Palimpsest’ for its title, focusing on the rewriting of layers through the overlapping moving images of video. Interestingly, whether he intended or not, this process allows not only moving objects in the video to simply fade away, but also gives the effect of an accumulated moment from different times. By doing so, the work is not limited to the story of a city, but also expands the layers to reach to the subject of time. This is a moment, at the same time, the assembled time of the city where many moments converge onto an axis.

In The Palimpsest Of The City, the accumulation of time, the disappearance of moving objects, and the ‘heavy and deep tone’ of aura left behind from the absent objects, make the familiar city feel uncanny. Faintly, there are traces of cars flowing like a river on the road, traces of people left on the street are like the shadows of clouds, and traces of passengers remaining like a fog at the crossroads of Gwanghwamun. The city, with these traces, is desolate and unrealistic.

Epilogue: Baek JungKi, Who Wanders the City by Bicy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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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city imparts many stories to contemporary artists. It has myriad tales ranging from its history, structure, narrative of urban people and hierarchical conflicts. Hence, many artists today are fascinated by the city, and approach a city through narrative and with a variety of media such as photography, video, and installation. However, Baek’s perspective on the city is different. To him, the city is neither an object of study, nor a space that contains grand stories, It is merely a ‘place’ where he lives. Moreover, his work is a record of the open sense that he feels right now in the place.

This is an extremely personal record, which may be impossible to communicate with others. Because of this, there is no plausible summation in words, which contains an introduction, a development, a turn and a conclusion – dramatic discord. He records the city while roaming, like a person who leisurely goes out for a walk with a disinterested gaze. Even though the work of remembering (or recording) a city by riding a creaking wooden bicycle that directly delivers pain is different from merely walking on a street peacefully, Baek JungKi is still a city wanderer in that there is not any strong message or claim, like other artists who deal with cities in their works. His work is a record of the extremely personal and sensory (tactile) city or place by one person who walks around it.